사회생활 초기 집에서 아빠가 뭔가 질문을 했을 때
난 1초도 고민하지 않고 "몰라"라고 대답한 적이 있었다.
평소에 나에게는 화를 잘 내지 않던 아빠가 크게 화를 내시며
고민도 안하고 모른다고 답하지 말라고,
회사에 나가서도 "알아보겠습니다" "생각해보겠습니다"라고 하라고 하셨던게
나에게 적지않은 충격이었다.
당시에 난 회사에서 디자이너분의 무모한 요구에 매번 부정적인 대답을 해왔던 것 같다.
아빠에게 혼이 난 뒤로 절대로 "못한다" "모른다"라는 말을 하지 않았고,
"알아보겠습니다"라는 말을 하고 실제로 되는지 안되는지를 알아보고
안되는 이유나 다른 방법이 없는지까지 알아보고 공유를 하는 식으로 대응을 하는 사람이 되었다.
그렇게 그 뒤로 십수년간 매번 일을 잘했던 건 아니지만
일하면서 커뮤니케이션쪽으로 문제가 있었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.
얼마전 신입멤버를 채용할 기회가 있었다
면접중에 "질문이 있으신가요? "하고 물으니
"어떤 사람을 원하세요?"
라는 질문이 들어왔다
아마도 가지고 있는 스킬 이외의 영역에서 질문을 하셨던 것 같다.
뜻밖의 질문인 건 아니었지만
당시 난 여러가지 업무에 치여 정신이 나가있어서
바로 떠올리지 못하고 당황을 했다.
뭐라고 답했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횡설수설 했던 것 같다.
시간이 지나 난 어떤 사람을 원하는 가 진지하게 고민해봤다.
사실 이건 수도없이 생각해왔던 부분이고, 채용모집공고에도 적어놨긴 했다.
그래도 한번 더 생각을 해보았다.
배움을 좋아하는 사람? 커뮤니케이션능력이 뛰어난 사람? 긍정적인 사람?
스스로 업무를 찾아서 하는 사람? 책임감 있는 사람? 프로의식을 가진 사람?
자신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?
다 좋다. 어떻게 보면 다 너무나 당연한 조건이다.
그러다 갑자기 생각이 났다.
자신의 가능성을 제한하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
"그걸 제가 어떻게 해요" "그건 제가 할 업무가 아니에요" 라는 말보다
일단은 "해보겠습니다" "알아보겠습니다"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좋겠다.